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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먹을만한 곳

뒷고기의 본고장, 김해 뒷고기 맛집 정자네 뒷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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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종류 중 하나인 뒷고기는 김해가 본고장인데요.

예전에는 거의 김해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엔 물류가 발달하면서 전국적으로 취급하는 곳이 많이 늘어난 거 같습니다.

뒷고기라는 명칭은 크게 두 가지 유래가 전해 내려오는데,

하나는 도축장에서 각종 부위를 떼어 내다 보면 상품으로 내놓기 애매한 부산물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런 각종 부위들을 모아서 구워 먹던 데서 유래가 되었다는 것과 (정식 유통이 아닌 ‘뒤로 나가는 고기’ 라는 뜻)

도축업자들이 맛있는 부위만 따로 뒤로 빼돌려서 먹던 고기라서 뒷고기라 불렀다는 설이 있습니다.


뒷고기 부위의 대부분은 돼지의 머리, 엉덩이 위주의 살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아마도 전자의 유래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뒷고기는 상대적으로 다른 돼지고기 부위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요.

그래서 저는 20대 젊은 시절 친구들과 소주 한잔 할때면 으레 뒷고기집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였습니다

뒷고기와 함께한지도 어느새 20년이 넘었네요.





김해에서는 유명한 뒷고기집이 제법 있습니다.

삼x뒷고기, 화x뒷고기, 대x헌뒷고기 등등 김해 삼계동에서부터 어방동, 장유까지

곳곳에서 뒷고기집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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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장유는 현재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신도시인데요.

각종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한 장유에서 무계동은 여전히 구도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무계농협 삼거리에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방면으로 약 50m 떨어진 곳에는

노란 간판에 붉은 글씨의 “정자네 뒷고기” 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게 오른편으로 약 4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습니다.


 

약 9개의 원형테이블이 놓인 이 곳은 평일 주말할 거 없이 저녁이면

삼삼오오 불판 앞에 앉아 하루의 피로를 날려 버리는 서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단골가게 ‘정자네 뒷고기’

메뉴를 조금 간소화시키고 일부 품목의 가격이 살짝 상승했습니다.

그래도 뒷고기 5천원이면 저렴한 편이죠.

 

모자란 반찬은 셀프코너에서 편하게 더 가져 올 수 있어요.

항상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뒷고기 5인분을 주문하였습니다.

새콤한 김치와 콩나물 무침도 기름이 흐르는 아래쪽에 함께 올려줍니다.

뒷고기라는 명칭은 삼겹살이나 목살처럼 특정한 부위를 일컫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식당마다 맛이 각양각색이고, 같은 가게라도 그때그때 나오는 부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정자네 뒷고기의 특징은 부위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항상 신선하고 동일한 부위를 내어줍니다.

 

언뜻 보기에 뒷고기는 비계가 많아 보이는데요.

느끼한 비계가 아닌 쫄깃한 껍질의 느낌이라 뒷고기는 이 부분이 오히려 맛을 내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쫀득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요.

이 맛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물론 불어나는 뱃살은 어쩔 수 없어요




아마도 제 뱃살의 많은 지분을 뒷고기가 차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상추나 깻잎에 뒷고기 한점, 구운 김치와 콩나물 올리고 마늘까지 올려서 한쌈 먹으면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뒷고기의 매력에 빠져 젓가락을 쉼없이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불판위의 고기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뒷고기의 기름이 부담스럽다면 뽈테기살도 좋습니다.

“볼테기”는 볼의 경상도 방언인데요.

돼지머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 중 하나입니다.



뒷고기와 비교하면 지방질이 부족해 기름이 적게 나오므로 김치를 구워 먹기에는 적당하지 않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소고기의 식감과도 비슷합니다.

불어나는 뱃살에 죄책감이 생기는 분들이라면 뒷고기의 좋은 대안으로 뽈테기 고기를 드셔도 좋습니다.



된장찌개도 시원칼칼하고 좋아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볶음밥 입니다.

볶음밥은 주방에서 미리 볶은 다음 완성된 볶음밥을 호일 위에 올려서 주시는데요.



볶음밥 위에 달걀 후라이도 올라가 있어 맛은 좋습니다만,

불판 위를 가득 채운 볶음밥과 적당히 눌러 붙은 누룽지를 떼어 먹을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리고 뒷고기집의 볶음밥은 심심한 재래김에 싸서 와사비 간장소스에 찍어먹어야 제맛인데 말이죠.

살얼음 동동 띄운 콩나물국과 함께면 금상첨화입니다.




오랜만의 뒷고기집 방문이라서 그럴까요?

볶음밥까지 다 먹었는데, 일어날 생각을 안합니다.

그리고는 삼겹대패를 추가 주문하였습니다.

 

 

동그랗게 잘 말린 냉동 대패가 불판 위에서 하얀 김을 내면서 녹아가고 있습니다.

얇은 두께의 대패는 금방 익혀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빠르게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바삭 고소한 맛이 대패가 가진 장점입니다.

만약, 배가 많이 고프시다면 대패 - 뒷고기 - 볶음밥 순으로 드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허기진 뱃속을 대패삽겹으로 빠르게 기름칠을 해준 다음,

예열된 뱃속을 뒷고기의 쫀득하고 고소한 식감으로 불려준 뒤

탄수화물(볶음밥)로 마무리 하는 거죠.




뒷고기 13인분, 볼테기 5인분, 대패 3인분, 볶음밥 2인분 많이도 먹었네요.

술까지 곁들여 10만원 초반대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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