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에 왔으니 소바는 먹어줘야죠.
의령이 왜 소바로 유명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우산 산행을 마치고 배가 고파 근처의 식당을 급하게 검색해 찾아갔습니다.
2022.04.29 - [여행이야기/여행] - 의령 한우산 쇠목재에서 한우정까지 철쭉도깨비숲
생생정보에도 나왔다고 하는 소바전문점 “풀내음” 입니다.
예전에 유행하던 버섯모양의 건물이 반겨줍니다.
칼국수나 전통차를 팔 것 같은 외관이었는데,
가게 앞에 주차장이 있고 정원도 있어서 야외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주변에 건물이 별로 없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는데, 오는 길에 세워진 간판은 색이 바래서 잘 안 보였습니다.
가게 입구에 영업시간을 써 붙여 놓으셨는데요.
매월 1일, 15일은 휴무이고 11시부터 14시30분까지만 영업을 합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1일이나 15일인 경우는 피하셔야 겠네요.
영업시간을 10분 남긴 오후 2시 20분쯤 도착했는데
다행히 사장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셔서 가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가게 내부에 들어서자 상상했던 딱 그 모습의 인테리어였습니다.
벽과 천장은 황토로 마감한 듯한 모습이었고, 손님이 다 나간 뒤라 그런지 홀에 손님은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메뉴는 온소바, 비빔소바, 냉소바, 파전, 빈대떡으로 심플합니다.
영업시간이 끝나가기도 하고 날씨도 더워 냉소바로 모두 통일하였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산행이 힘들었는지 오늘은 무조건 고기를 먹어야 겠다고 얘길하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선 간단히 먹고 저녁에 고기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테이블엔 고춧가루, 후루, 식초가 놓여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천정을 바라보니 노출된 전기배선이 특이해 보입니다.
먼저 반찬을 가져다 주셨는데요.
다른 반찬은 전혀 없고, 깍두기만 하나 주시더라구요.
새콤한 맛을 기대하고 한 입 먹었는데, 다들 고개를 갸웃합니다.
뭔가 소금에 절여서 급하게 익힌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식감은 무 말랭이 되려다 만 것 같았고,
젓갈 맛은 느껴지는데 전혀 깍두기의 아삭하고 새콤한 맛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의령 깍두기 스타일인가??
살얼음 동동 띄워진 의령 풀내음의 '냉소바' 가 나왔습니다.
그냥 메밀국수라고 해도 될텐데, 일본식 명칭인 소바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찾아봤지만 이렇다 할 정보는 찾지 못했고 몇 가지 설만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의령 메밀국수는 멸치를 넣어 3~4시간 이상 푹 달인 다시 국물에 메밀로 빚은 국수 면발을 삶아
1주일 정도 졸인 소고기 장조림을 잘게 찢어 곁들여 매콤하면서 얼큰한 국물 맛이 숙취해소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적당히 양념장을 쳐서 먹거나 식초를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
맛이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의령군의 별미로 꼽힌다고 합니다.
먼저 갈증이 느껴져 시원한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켰습니다.
뭔가 밍밍한 맛이 아리까리합니다.
매콤하고 얼큰한 맛이 특징이라고 했는데, 매콤도 얼큰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맛이 있다, 없다는 말을 아끼는 편입니다.
왜냐면 맛이라는 건 객관적이기도 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맛있게 먹고 있는데 괜히 옆에서 이렇니 저렇니..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정에서 다들 이미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맛이 매우 독특해서 의령군의 별미라고 하는데, 그 독특한 맛이 저희 가족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후딱 한 그릇 먹고 일어났습니다.
같이 동행한 장모님은 '풀내음' 마당에 핀 분홍괴불나무의 꽃을 오랜만에 보신다며 이 꽃을 본 것에 만족해 하셨고,
저희 아내는 10분만 늦게 올걸 ... 하고 아쉬워했습니다.
영업시간이 2시20분까지였으면 어땠을까?
저희 동네에서 예전에 먹어본 의령소바는 이런 맛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곳 풀내음의 냉소바는 저희 가족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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