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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

의령 한우산 쇠목재에서 한우정까지 철쭉도깨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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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남 의령의 한우산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을 맞아 집에서 어디를 갈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최종적으로 한우산 도깨비숲이 선택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한우산 도깨비숲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지 못하고, 네비로 “쇠목재” 를 찍고 출발했습니다.
꼬불꼬불 시골 산길을 한참을 올라가다 차가 힘들어 퍼질 때쯤 쇠목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쇠목재에 도착하니 도로변에 차들이 엄청 많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가 이렇게 유명한 곳인가??


평소 산행을 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이 곳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한우산” 이고, 왼쪽은 “자굴산” 입니다.



어딜 가야할 지 몰라 안내판을 보고 있었는데, 숲 해설가 분께서 말을 걸어 오셨습니다.

뭔가 덕을 많이 쌓았다고 하실 것 같아 피하려다 몇 마디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동행하였습니다.



층층나무

사실 초행길이라 길도 잘 모르는데 길잡이를 만나서 내심 반가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나무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구요.

 



고추나무

잎 모양이 고춧잎과 비슷해 고추나무라고 부른답니다.

 



부엉이 방구

소나무 가지에 노랗게 부풀어 오른 이상한 게 있었는데,

소나무 혹병 중에 하나이며 송진이 가득 들어있어 장신구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답니다.
밤에 보면 부엉이처럼 보이기도 해서 “부엉이 방구” 라 부른다고 하네요.

뭔가 더 많은 얘길 해주실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만 설명해 주시고 활동 사진 한 장 찍으시고 가버리셨습니다.

 

이쪽 길은 경사도 심하고 바닥에 돌도 많아 산행 초보자가 오르긴 쉽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쪽 길 말고 시멘트 포장길도 있었습니다.

 



올라갈 땐 이쪽 길이 힘들어 숲해설가님을 조금 원망했는데,

나중에 내려와서 생각해 보니 오히려 잘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곳곳에 이렇게 막아 놓은 길도 있었습니다.

 




병꽃나무

병꽃나무는 병 모양의 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붉은 색으로 바뀝니다.

 

 

 

은방울꽃

바닥에 보면 뭔가 나물처럼 생긴 아이들도 보이는데,
얘들 이름은 “은방울꽃” 이라고 합니다.
이 맘때 이렇게 올라오는 건 종종 봤는데, 꽃은 한 번도 못봤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하얀 방울꽃이 예쁘게 피네요.




양지꽃


양지 바른 곳에 핀다는 노란 “양지꽃” 입니다.

 




올라가다 보니 숨은 차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으로 올라가는 분은 거의 없고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분들만 많았습니다.
뭔가 다른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분부분  계단을 만들어 둔 곳도 있습니다.
망개잎이 계단을 넘어와 있네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 망개 열매도 따서 먹고,

망개잎 접어서 산에서 졸졸 흐르는 물도 떠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새콤한 망개열매는 어느 날 청산가리를 묻혀 놓는다는 얘길 들은 뒤로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옛날 시골에 꿩을 잡기 위해 망개열매에 청산가리를 주사기로 주입해 놓는다고 그러더라구요.

진짜인지 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일을 했다가는 큰일나겠죠.

 

 

빨간 열매 같은 게 달린 이게 뭔지 몰라 "Moyamo" 어플에 물어보니 “참나무 충영” 이라고 합니다.

참나무 충영은 곤충의 산란이나 기생으로 인해 식물의 잎이나 가지가 이상발육하여 생긴 벌레혹인데요.

어떤 것은 꽃처럼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생물의 다양한 생존방식이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쇠물푸레나무

쇠물푸레나무는 워낙 단단해서 예로부터 회초리나 도리깨, 도끼자루 등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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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 숨이 차올라 잠시 쉬어가며 뒤를 돌아보니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오른편 산 아래 뭔가 있는 저 곳은 아마 자굴산 자연휴양림으로 보입니다.

 

 

어떤이의 염원

 

각시붓꽃(우)

우리나라 각지의 산지에서 볼 수 있는 각시붓꽃은 외떡잎식물인데도 불구하고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서너 개의 꽃자루 끝에 하나의 보라색 꽃이 피며,

작고 아담하다는 뜻의 '각시' 와 어울리게 꽃말은 '부끄러움' 이라고 하네요.

 

 

 

급경사 구간을 한참 올라가니 서서히 평평한 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꽃들이 만개한 4월의 의령 한우산입니다.

 

 

 

한우산과 매봉산에 걸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25기로 영남권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라고 하네요.

2015년 착공 때 주민들의 반발(소음, 산사태, 저주파)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고사리가 예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까만 봉지에 뭔가를 가득 캐서 바쁘게 다니시는 분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키를 넘기는 철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철쭉이 가득핀 산길을 지나가니 올라올 때의 힘들었던 마음이 한 순간에 스르르 풀리는 기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철쭉보다는 진달래를 더 좋아하지만, 

연한 분홍색의 철쭉은 진달래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네요.

 

 

제가 온 길을 제외하고 4개의 선택지가 나왔습니다.

어디로 가야할까요?

일단 정상쪽에 보이는 '한우정' 으로 결정하고 가운데 길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철쭉설화원에 가면 뭔가 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산행 때는 힘들어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커다란 도깨비 모양의 조형물을 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철쭉도깨비숲이란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도깨비숲 입구에서 한우정을 바라보면 철쭉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곳 '한우산'

더보기

아득한 먼 옛날 이곳 한우산에는 눈부신 금비늘 옷을 입은 한우도령과

곱고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응봉낭자가 살고 있었어요

그들은 서로 평생의 사랑을 맹세한 사이였어요.

둘의 아름다운 사랑은 한우산의 정령들과 꽃, 나무, 산짐승들도 축복해 주었답니다.

 

이곳 한우산에서는 한우도령과 응봉낭자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장소가 많이 있답니다.

 

한우산에 차가운 비가 내리고 철쭉이 많고 바람이 많이 불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벤치에 잠시 쉬었다가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볼까요?

아니요.. 궁금하지 않아요. 

힘들어요.

 

철쭉설화원 이야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한우산에는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이 따뜻한 한우도령과 달님처럼 어여쁜 응봉낭자가 살고 있었답니다.
응봉낭자는 망개떡을 좋아했기에 둘은 자주 이곳 한우산에 올라와 사랑을 고백하며 망개떡을 나누어 먹었답니다.

하지만 그곳은 땅속 황금동굴에 사는 욕심 많고 심술궂은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답니다.
이들은 낮에는 황금동굴에 모여 있다가 밤에는 도깨비가 되어 한우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나그네를 괴롭히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응봉낭자를 보게 된 황금동굴의 대장 도깨비 쇠목이는 그만 넋을 잃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의령 최고의 선남 한우도령이 있었으니 속앓이를 하면서도 심술이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답니다.
속앓이를 하던 황금동굴의 대장도깨비 쇠목이는 궁리 끝에 응봉낭자가 좋아하는 망개떡을 황금으로 만들어 두손 가득 들고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였지만 거절을 당하게 되고 이에 분을 못 이겨 단숨에 한우도령을 찾아가 숨통을 조이며 그가 세상에서 없어지기를 바랐답니다.

그러던 그때, 응봉낭자가 나타나 힘없이 쓰러진 한우도령을 발견하고 너무나 큰 슬픔에 그 자리에서 나무로 변하고 철쭉 꽃이 되어 버렸습니다. 대장 도깨비는 그 꽃이라도 갖고 싶은 마음에 철쭉 꽃잎을 따서 먹었는데 그 독에 의하여 바로 쓰러지며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한우산의 홍의송 정령들은 한우도령과 응봉낭자 두 사람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안타깝게 여기고 한우도령은 도깨비가 없는 하늘로 올려 보내 차가운 비를 내리는 구름이 되게 만들고, 철쭉이 된 응봉낭자는 한우도령의 비를 맞고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답니다.

한편 잠들어 버린 쇠목이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깨어나 사람들에게 황금 망개떡을 나누어 주며 자신의 못 이룬 사랑을 대신해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착한 도깨비가 되었답니다.
하지만 때로는 대장 도깨비 쇠목이는 응봉낭자가 화한 철쭉과 한우도령이 화한 비를 머금은 구름을 시샘하여 강한 바람이 되어 둘 사이를 갈라 놓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곳 한우산에 차가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철쭉이 많은 거군요.


도깨비 대장 쇠목이가 서 있던 입구를 지나면 최근 새로 만든 것 같이 깨끗한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철쭉설화원 도깨비숲으로 이어집니다.

 

한 무리의 자전거 부대 선수들이 올라오길래 내려가서 볼만한 게 있나 물어 봤습니다.

아이들이 볼만한 건 있는데 별 거 없다고 하길래, 저희 아이들만 내려가서 보고 오라고 내려 보냈습니다.

 

내려가는 계단 양쪽으로 철쭉나무가 가득 있었지만, 아직 꽃을 피우진 않았더라구요.

아마 이번 주말쯤에는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우정에는 한 무리의 자전거 부대 분들이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까먹고 계셨습니다.

이 곳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의아했는데, 제가 올라온 곳 말고 앞쪽으로 임도가 있어서 자전거로 충분히 올라올 수 있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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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정 주변의 철쭉 구경 좀 하시죠.

합천 황매산 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의 철쭉도 나름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철쭉꽃의 색은 한우산의 철쭉이 더 예뻐보이기도 하네요.

 

 

 

한우정 앞을 다 갈아 엎어 놓았더니 올해(22년) 6월까지 에코공원을 조성한다고 합니다.

근데 공사기간을 보면 21년 6월부터 10개월 동안 뭘 한거죠? 

 

 

22년 6월말에 에코공원 조성 공사가 끝나면 여기까지 차를 타고 올라 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산길은 시멘트 포장된 길을 따라 내려가는 방법과,

데크길을 따라 처음 올라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서 내려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이 곳까지 올라왔겠지요?

저희는 반대쪽에서 올라와 잘 닦여진 재미없는 시멘트 포장길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산새가 제법 높습니다.

꼬불꼬불 산길이 저 아래 마을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한우산 생태숲 홍보관

지어진 지 오래돼 보이지 않은 생태숲 홍보관입니다.

  • 운영시간 : 09:30 ~ 17:30
  • 휴관일 : 매주 화요일, 명절
  • 이용료 : 무료
  • 문의 : 의령군청 산림휴양과(055-570-3730)

 

산 아래 방향으로 시원한 통창이 있어 쉬었다 가기에 좋습니다.

화장실도 있구요.

 

 

 

 

한우산 숲길에 백두산 호랑이가 출몰했다고 합니다.

 

내려가는 길 바위 틈새에서 예쁘게 핀 한송이 철쭉

연분홍 색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4월의 산은 마치 수채화 물감을 콕콕 찍어놓은 것 같아 눈이 즐겁습니다.

산행에 대한 아무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찾아간 한우산이었지만,

오랜만에 좋은 풍경과 좋은 공기 많이 마시고 돌아갑니다.

 

 

 

 

등산코스

저희가 다녀온 길을 지도에 표시해 보았습니다.

 

 

등산로

1코스(5.1km) : 벽계저수지안내소 → 백학동계곡 → 사각정 → 한우산정상
2코스(4.3km) : 벽계마을→ 산성산정상 → 한우산정상
3코스(3.2km) : 대의면 행정저수지 → 한우산정상
4코스(4.2km) : 대의면 곡소마을 → 성덤 → 한우산정상
5코스(1.3km) : 자굴산순환도로(쇠목재) → 쉼터 → 한우산정상

한우산 5개의 등산로 중 제일 짧은 코스 5코스와 비슷하겠네요.

 

 

 

제가 방문한 날짜는 4월 24일이니 아마도 4월30일~5월8일 사이가

철쭉도 더 많이 피고 훨씬 더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쇠목재에서 우측 등산로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길이 고르지 못해 힘은 들지만 볼거리가 많았구요.

등산 초보나 가볍게 산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이용해서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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