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먹고 살기 힘들다보니...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점점 커나가다보니,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과는 점점 사이가 소원해지고
모든 생활 패턴이 아이 위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들 친구네 가족과 인사를 하고 같이 식사도 하고 가끔 당일로 여행도 다녔는데요.
그 친구 가족(형님네)가 얼마 전부터 캠핑을 시작했다고 같이 다니자는 권유를 했습니다.
저는 사실 나가서 사는 거에 대한 기대나 로망 같은 건 없는데요.
저보다는 애 엄마가 오히려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그 형님 가족이 고성으로 캠핑을 가는데 의자랑 테이블만 준비해서 당일로 와서 놀다 가라..
일단 와서 한 번 보고 같이 캠핑을 다닐 지 고민해 봐라... 라는 권유에
근처 캠핑용품점에 가서 물건을 사서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원래는 저녁만 먹고 저희 가족은 집으로 철수할 계획이었는데, 분위기가 무르익다보니 다음 날 휴가까지 내고 1박을 하게 되었네요.
그리하여, 온갖 구글링 및 커뮤니티 사이트를 검색하여 장비구매 노하우를 공부하고 우리 가족만의 첫 캠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장비 구매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에 시간내서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볼까 고민 중입니다. (게을러터져서 언제 할런지는 ....)
장비를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사다보니 택배 도착 시간도 애매하고 그래서 부랴부랴 캠핑장을 예약했는데요.
막상 캠핑장을 알아보다보니, 정말 많은 캠핑장이 있고 그 중 조금 이름이 알려진 캠핑장들은 모두 예약이 꽉차 있더라구요.
그래서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가깝고 괜찮은 곳을 몇 곳 탐색해 놓고 최종적으로 청도 들살이행복오토캠핑장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와이프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제 기준의 첫 번째는 사실 낚시였습니다.
캠핑과 낚시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정보에 솔깃할 수 밖에 없었죠.
청도나 밀양 쪽이 루어낚시로 또 유명한 곳이 많다보니.. 1석2조의 효과를 노렸습니다.
남들 다 찍는다는 트렁크 인증샷입니다. 그랜드카니발이라 그런지 테트리스는 별로 하지 않아도 적당히 실리더라구요.(은근 차자랑..)
가기 전의 제 기대와 마음가짐은 이랬습니다.
' 평소에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니, 캠핑장에서는 전자기기는 일체 보지 않고 오롯이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봉사하고 즐기다 와야겠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애들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피곤한건지... 심심한건지...배고픈건지....
인터넷을 통해 텐트 설치 방법을 몇 번이나 동영상을 보고 가서 그런지 큰 무리없이 설치를 마치고
캠핑용품 중 필수품이라고 하는 구이바다에 첫 개시는 라면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간단히 늦은 점심을 라면과 햇반으로 때우고 이리저리 정리를 하다보니 해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 캠핑장은 작은 도서관과 자전거, 배드민턴 대여가 가능한데요.
캠핑장 바닥이 파쇄석이라 자전거는 외부 도로변에서 타야 합니다.
물론 차량 통행이 빈번하지 않지만, 그래도 애들만 보내기에는 아직 위험해 보입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골든타임이 시작되고, 잠깜 심심하던 찰나 차에서 낚시대를 간단히 셋팅합니다.
캠핑장 옆으로 작은 호수가 하나 있는데, 물 위에 수초가 많아 낚시포인트로는 사실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호수 쪽으로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5개의 사이트가 있고, 이 곳이 제일 인기 있는 사이트라고 들었는데..
제가 보기에 여름에 모기가 많이 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나마 사람으로부터 제일 먼 반대편 수초구멍 사이로 프리리그를 던져서 살짝살짝 바닥에서 액션을 주니
톡톡 건드리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별 기대 없이 그냥 시간이나 살짝 때워볼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도 못한 입질이 들어오니 집중모드로 들어갑니다.
한 번의 훅셋미스, 두 번째 드디어 훅킹.. 짜치 한마리가 끌려 나옵니다.
애들 잠깐 구경시켜주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므로 낚시대는 그만 접고 저녁 준비를 합니다.
아직 화로대를 구비하지 못해, 만능 구이바다로 캠핑의 꽃 '고기'를 구워서 한끼를 때우고..
확실히 L사이즈의 구이바다는 널찍해서 좋습니다.
저희 4인가족이 먹기에 한판은 조금 많다는 느낌이었습니다.
10월 중순의 저녁은 아직 쌀쌀합니다.
첫 캠핑이라 간단히 경험만 해 본다는 생각으로 온 거라 별로 음식도 준비한 게 없어요.
얼마 전 집 앞 치킨 집에서 시켜 먹었던 웨지 감자가 생각나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샀던 감자를 씻어서 웨지감자를 시도해 봅니다.
감자를 껍질째 깨끗이 씻은 다음 웨지모양으로 썰어서 삶은 뒤,
물기를 빼고 소금으로 간을 조금 한 뒤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파마산 치즈를 뿌려 케첩에 찍어 먹으면 되는데요.
소금도 없고, 조금 덜 삶아져서 맛은 그저그랬습니다. 다음에 재도전을 해봐야 겠어요.
와이프는 애들 재우러 간다고 들어가더니 같이 자버리고, 혼자 남은 고기를 재탕삼탕 데워가며 맥주한잔을 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밤새 이슬이 내려앉아 텐트에 결로가 생겨서 축축하더라구요.
아직까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루프를 구매하지 않았는데, 당장 구매목록에 루프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캠핑장을 잠시 둘러봅니다.
바닥은 모두 파쇄석으로 되어 있구요. 각 사이트 크기는 텐트와 타프를 치기에 충분한 사이즈 입니다.
관리동에서 바라봤을 때 우측으로 작은 호수가 있고, 좌측이 입구입니다.
개수대는 총 4개가 있으며, 사람이 붐비지는 않습니다.
샤워장 온수사용을 위해 개수대에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할 경우 관리실에 얘길하라고 적혀 있는데, 저는 고기 먹고난 기름 때문에 바로 옆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을 좀 받아서 씻었습니다.
여자화장실은 못들어가니 모르겠고, 2개의 소변기와 대변기, 세면대가 있습니다.
화장실 내 칸을 구획하여 샤워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샤워기는 보시는 바와 같은데, 온천에 온 것처럼 따뜻한 물이 콸콸 흘러나왔습니다.
온수탱크에 물을 데워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많은 사람이 몰린다면 데워지는 데 시간이 좀 소요된다고 합니다.
IPTime 공유기 2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한 대는 관리실 내 , 나머지 한대는 위에 보시는 것처럼 화장실 입구 위쪽에 설치되어 서비스 중입니다.
Wi-Fi 는 전 사이트에서 사용 가능하나, 주파수의 특성 상 관리소와 먼 곳은 아무래도 신호세기가 좀 약한 편입니다.
매점에는 간단한 아이스크림이나 물을 판매하고 있구요.
무엇보다 캠지기 사장님께서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친절하였습니다.
요즘 오토캠핑장의 추세를 보면, 아이들 놀이터, 방방(저희는 퐁퐁이라고 불렀음), 게임기, 빔프로젝터 영화관, 수영장 등
많은 것을 갖추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캠핑장에 와서까지 저런 걸 해야 하나? 라는 주의라..
이 곳 '들살이행복오토캠핑장' 은 아담하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 캠핑은 조금 더 즐겁고 신나게 보낼 수 있길 기대해 보며 마무리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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