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대표 소울푸드 서민음식 돼지국밥

오늘 만나볼 음식은 부산 경남의 대표 소울푸드인 돼지국밥입니다.

얼마 전 리서치를 보니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1위가 돼지국밥이라고 하더라구요.

돼지국밥은 부산과 밀양이 유명한대요.

이 곳에서 돼지국밥은 특별한 음식이라기 보단 김치찌개 같은 음식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제일 만만하게 먹는 게 돼지국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돼지국밥의 유래

 

돼지국밥은 여러가지 유래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함경도 음식이던 돼지국밥이 한국 전쟁 발발 후

흥남 철수 때 이남한 사람들이 부산쪽에 터전을 잡으면서 부산 경남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밀면과 역사가 비슷하네요.

하지만, 한국 전쟁 이전에도 밀양에는 돼지국밥이 있었다는 걸로 보아 정확한 유래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밀양돼지국밥과 부산돼지국밥

 

부산 못지 않게 밀양돼지국밥도 유명한데요.

어디가 원조다! 라기 보다는 각각 두 지역의 특색이 있습니다.

밀양돼지국밥은 소 사골을 이용해 육수를 끓여내 담백한 맛이 특징이고,

부산돼지국밥은 돼지사골을 이용해 뽀얗고 진득한 맛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부산에서도 '밀양돼지국밥' 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가게도 많고,

부산돼지국밥인데도 가게마다 방식이 미묘하게 달라 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같은 듯 모두 다른 돼지국밥

 

뼈로 우려낸 진득한 육수를 사용하는 곳도 있고,

요즘엔 돼지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고기로 육수를 낸 맑은 돼지국밥도 젊은 세대에게는 인기인 것 같습니다.

국수 사리를 주는 곳과 주지 않는 곳, 정구지(부추)도 겉절이로 주거나 생으로 주는 곳,

국에 밥을 말아서 주거나, 밥 따로 주는 곳 등

돼지국밥집마다 미묘하게 모두 다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쌍둥이돼지국밥, 영진돼지국밥, 합천일류돼지국밥 등등 유명한 돼지국밥집이 동네마다 참 많은데요.

그에 비하면 인근 김해, 창원, 양산에는 이렇다할 유명한 국밥집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모를 수도...

 

 

창원 양곡 복돼지국밥

 

오늘 방문한 돼지국밥집은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닙니다.

직장이 창원 양곡 주변이라 양곡에 있는 식당을 자주 가는데요.

양곡상가 1층에 위치한 복돼지국밥 입니다.

그냥 흔한 동네 돼지국밥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나란히 위치한 두 개의 돼지국밥 가게 중 왼쪽에 있는 곳이 오늘 방문할 곳입니다.

오른쪽의 진미돼지국밥은 돼지 특유의 냄새가 강해 호불호가 갈리더라구요.

 

주차는 양곡상가 주변으로 주차공간은 많이 있지만, 

점심 시간에는 다소 복잡할 수 있습니다.

식당 내부는 4인 테이블이 약 8개 정도 양쪽으로 길게 놓여져 있습니다.

 

 

 

메뉴판

국밥 종류는 섞어, 돼지, 내장, 순대  4가지 이며, 수백과 순대도 있습니다.

섞어국밥은 내장과 돼지고기를 섞어서 내어주는데, 

가끔 섞어국밥을 500원 더 받는 가게도 있던데 이 곳의 국밥 가격은 모두 7천원으로 동일합니다.

 

 

 

대부분의 돼지국밥집과 크게 다를바 없는 반찬 구성입니다.

양념한지 얼마 안된 배추김치와 정구지(부추) 겉절이, 그리고 양파,마늘,고추

새우젓과 다데기양념, 그리고 묽은 양념의 막장이 함께 나옵니다.

 

간혹, 아무런 양념 없이 생부추를 내어주는 곳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건 너무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배추 김치는 매일 담으시는 듯 항상 갓 담은 겉절이 같은 배추김치를 내어주십니다.

하지만 저는 익은 김치를 더 좋아합니다.

 

 

 

 

국밥집에서 국밥만 시키는 건 예의가 아니죠.

맛보기 순대도 함께 주문하였습니다.

순대와 내장이 함께 섞여 나오는데요.

이 집에서 직접  순대를 만드시는 것 같지는 않고 데워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별히 순대가 맛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거의 없었는데,

이 날은 무슨 일인지 순대가 촉촉하면서 찰지고 너무 맛있더라구요.

 

배가 너무 고팠나?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순대를 먼저 먹으면서 허기진 뱃속을 달래 준답니다.

생양파와 마늘도 함께 막장에 찍어서 먹으면 더 맛있죠.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지역마다 순대를 먹는 양념장이 다르잖아요.

저는 서울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순대양념으로 소금 주는 걸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라도에서는 초장에 순대를 찍어먹는다길래 장난치는 줄....

 

요즘은 이 지역에서도 순대 주문 시 초장은 안 줘도 쌈장이나 막장과 함께 소금을 내어주는 곳도 제법 보입니다.

 

 

 

 

내장 + 돼지 = 섞어국밥

순대로 뱃속을 채우다 보면 어느 새 국밥을 내어주십니다.

여기서는 밥과 국을 별도로 주는 따로국밥이 기본입니다.

한때 국밥은 무조건 토렴이 제일인 줄 알았지만,

위생 문제도 있고 현대 사회에서는 굳이 토렴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내장과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고, 대파로 토핑된 돼지국밥입니다.

이곳은 부산도 아니고, 밀양도 아니니 '창원돼지국밥' 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돼지국밥을 만드는 방식도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국밥을 즐기는 방법도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새우젓은 조금만 넣거나 간이 되어 있다면 아예 넣지 않구요.

정구지(부추) 겉절이를 듬뿍 넣어 먹습니다.

빨간 다데기는 아예 넣지 않구요.

정구지에 묻어 있는 양념만으로도 충분히 간이 되거든요.

 

 

 

정구지의 양념은 국밥속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대파와 함께 토핑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따로 국밥이지만 밥따로 국따로 즐겨도 좋고, 밥을 국그릇에 말아서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이 곳에는 없지만 국수사리를 함께 주는 돼지국밥집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엔 국물이 식기 전에 뜨끈할 때 잽싸게 국수사리부터 먼저 넣어서 후루룩 맛을 봅니다.

 

왜 어떤 곳은 국수를 주고, 어떤 곳은 안 줄까요?

 

무조건 많이 주면 좋은데 말이죠.

국수의 유래도 쌀이 부족해서 미국의 원조로 밀가루를 받던, 못 먹고 못 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쌀이 부족하니 다른 걸로 배를 채워야 했고

돼지뼈를 이용해 계속 끓여낼 수 있는 국밥과 밀가루로 만든 국수의 조합은

옛날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든든한 한끼가 되었겠지요.

 

 

 

그래서 정치인들도 매번 선거 시즌만 되면 국밥집에서 한 그릇씩 말아먹는 사진을 찍어서 배포하나 봅니다.

그만 말아먹어도 되는데...

 

후루룩 후루룩 크게 한 숟갈 떠서 입으로 넣으면 숟가락이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움직입니다.

가끔 퇴근 무렵에는 소주 한 병 시켜놓고 반주로 먹기에도 더 없이 좋죠.

 

 

웬만한 햄버거보다 저렴하고, 요즘 흔한 커피 한잔 값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돼지국밥

오늘은 창원 양곡의 '복돼지국밥'에서 만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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