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른 아침 출조를 나갔습니다.
한겨울에 갈만한 곳이라곤 부산 둔치도, 양산 호포, 김해 주천강 정도 뿐인데요.
세 곳의 공통점은 다른 곳에 비해 물이 따뜻한 곳들입니다.
둔치도나 호포는 여러 번 가봤지만 주천강은 한겨울에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이 곳은 한 겨울에도 따뜻한 물이 나와 수초가 파릇파릇한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일시 : 2022.01.02. 07:30 ~ 13:30
날씨 : 맑음 , 기온 : -5 ~ 6도 , 습도 : 44% , 바람 : 1m/s (북서) , 기압 : 1026 hPa
태클1 : SSOCHI N M3 BC662L / Daiwa Alphas Air TW 8.6R
태클2 : Megabass Orochi xXx Black Elseil II (F4-610K) /Daiwa '17 Tatula SV TW 6.3:1
태클3 : DOYO Urano 702H / DOYO Ragnar 7.5:1
조과 : 4수
김해 진영 주천강
2022년 새해 첫 출조입니다.
김해 진영 주천강 '맑은물 순환센터' 앞 포인트입니다.
유명한 겨울 포인트 중 한 곳입니다.
한 겨울에도 '맑은물 순환센터'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죠.
동이 트기 전에 출발하려 했으나, 뱃속 사정이 좋지 않아 계획보다 늦어졌습니다.
둑 위에 올라서니 이미 왼쪽에는 두 명의 앵글러,
건너편에도 한 명의 앵글러가 낚시를 하고 계셨습니다.
뜨신물이 나오는 자리는 선점을 못했으니 내려와서 우측으로 살살 움직이기로 합니다.
무슨 루어로 공략할까?
포인트를 훑어보며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발 앞은 1m 도 채 안되어 보이는 수심에 하천의 절반 가까이 듬성듬성 수초가 덮혀 있고,
수초가 끝나는 부분부터 반대쪽 연안까지는 물색이 진한 걸로 보아 물골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수초 사이사이를 걸리지 않고 잘 헤쳐나오기 위해 생각나는 채비가 있었으니,
바로 번지리그입니다
봄 산란철에도 사용하기 좋은 바로 그 채비죠.
길쭉한 더블링거웜에 인서트 싱커를 하나 박고, 반대편에는 바늘을 꽂아주었습니다.
요즘 몸을 사리다보니, 겨울 아침에는 안 나왔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입니다.
라인에는 물방울이 맺히고, 라인을 통과한 로드의 가이드에는 얼음이 달라붙어
캐스팅할 때마다 괴이한 소리를 냅니다.
드드드드드드
얼음이 심하게 달라붙으면 아예 캐스팅 자체가 안되서 녹여가면서 해야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닙니다.
수초 그득한 주천강의 물안개 위로 따스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물 속에 생명체의 움직임은 보이는데, 배스는 아닌 것 같아요.
블루길인가?
앞서 하던 두 명의 앵글러가 자리를 떴습니다.
답이 없다는 뜻이겠죠.
생각이 많아집니다.
제가 보기에도 답이 없어 보였거든요.
바닥은 훤히 보일 정도로 맑고, 수심도 얕고...
고기도 없어 보였지만, 있다고 해도 경계심이 높을 만한 환경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 더 하류로 내려와 봤습니다.
아까 그 장소에서 불과 50m 정도 떨어졌을까요?
물이 얼었습니다.
물이 상류로 흐르나?
상류는 안 얼었던데 왜 하류가 얼었을까요?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주천강은 버리자!
부산 둔치도
안될 곳은 빠르게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겨울에는 여기저기 많이 옮기는 것도 좋지 않지만,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부산의 대표 겨울 포인트 '둔치도'
역시 공기부터 다릅니다.
바람도 없고, 햇살은 따뜻하고 완전 봄이네요.
주천강에서 혹시나 먹힐까 싶어 사용했던 4.5" 재블린 비드리그
둔치도에서 그대로 사용합니다.
캐스팅 후 바닥에 가라앉히고,
천천히 드래깅... 살짝살짝 트위칭.. 가만히 스테이
툭!..
엇! 입질?
3초 정도 기다렸다 냅다 훅킹!.
고기가 끌려오는 가 싶더니, 이내 빠져버렸습니다.
바늘이 설 걸렸나 봐요.
자리를 조금 이동한 뒤 다시 던졌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아까보다 더 기다려줬습니다.
입질이 들어오고 충분히 기다려 준 후 라인이 끌려가는 걸 보고 챔질하였습니다.
2022년 첫 배스!
반갑다. 친구야..
올해 첫 배스이니만큼 사진은 세 컷입니다.
손맛 보고, 이쁘게 사진 찍어주고, 익사시켰습니다.
이번에는 오른쪽 사이드쪽으로 캐스팅 한 다음,
천천히 액션을 주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에 노곤하니 잠이 쏟아집니다.
한 손으로 캐스팅 후 액션을 주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잠을 잤....
그러다 한 마리 또 나와줍니다.
입질의 형태는 '툭' 하는 예신 뒤, 살짝 물고 천천히 움직입니다.
화끈한 바이트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그리 사악한 입질도 아닙니다.
그 후,
두 마리 정도 더 걸었는데요.
랜딩 중 자꾸 빠져버리네요.
더 먹도록 기다려줬어야 하는건지...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그래! 웜 사이즈를 줄여보자!
동일한 모양의 웜에 사이즈만 조금 줄여보았습니다.
하지만 기다려도 입질은 없었습니다.
줄이는 게 답은 아닌가 봐요.
아니면 믿음이 부족했던 건지..
고기는 발 앞에!
이번에는 네꼬리그로 발 앞을 한 번 노려보았습니다.
고기는 발앞에 있다는 믿음으로..
툭! (왔따..)
툭툭!.. (그래! 너 거기 있구나..)
(잠잠.....)
툭!.. (그래. 빨리 먹어.)
투두둑..!... (먹었나? 아닌가?)
로드를 살짝 들어보니, 안 먹은 거 같아요. 가볍습니다.
툭!.. (장난치지말고....)
라인이 주욱~ 빨려 들어갑니다.
오케이!..
내가 이겼지롱~
고기와의 밀당에서 제가 이겼습니다.ㅋ
정말 밀당의 고수네요.
그렇게 열심히 먹여줬는데도, 윗턱에 살짝 박혔습니다.
저기 오른편에 두 분 계시던데,
자리를 딱 차지하고는 이쪽저쪽 막 던지는데 솔직히 좀 그랬습니다.
저하고는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장타로 제 앞까지 던지시더라구요.
매너는 좀 지켜주세요.
여기는 평소 물닭들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새카만 색에 부리만 빨간 물닭과는 달리 하얀 깃털이 인상적이었는데,
요 녀석이 자꾸 물속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주변을 배회하더라구요.
개냥이인줄..
물고기 잡아서 던져줄 뻔 했네요.
날씨도 따뜻하고 활성도도 괜찮은 것 같아 미노우까지 던져봤습니다.
손맛 좀 봤다는 거죠..
하지만 실력이 없어서인지 역시 미노우는 안되네요.ㅋ
입질이 툭! 하고 건드린 다음 스윽~ 물고가는 입질 패턴이라
캐스팅 후 천천히 액션을 주면서 감아들이고 있는데,
갑자가 홱! 하고 루어를 채갑니다.
깜짝 놀라 확 낚아 챘네요.
사이즈도 준수하고 괜찮네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애들 활성도가 이 정도면 아주 좋습니다.
이 날의 히트루어는 재블린 4.5" 였습니다.
나풀나풀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폴링액션이 아주 좋은 녀석이죠.
겨울이라고 2~3인치의 작은 웜들 위주로 사용했는데,
꼭 그게 정답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바닥에 빠르게 떨어지는 프리리그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서 오랫동안 보여줄 수 있는 채비가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 4마리의 조과와 4마리를 더 걸었지만, 랜딩 중 빠졌습니다.
겨울철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조과였습니다.
오랜만에 재미나게 낚시하고 온 거 같습니다.
발앞에 수초 아래 붙어 있는 녀석도 있었고, 물골에 붙어 있는 녀석들도 있었습니다.
사이즈는 둔치도 기본 사이즈인 2짜를 넘어서는 사이즈도 제법 보였습니다.
둔치도의 시대가 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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