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와 달리 배스가 아닌 송어를 만나러 갑니다.
몇년 전부터 송어낚시를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첫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시 : 2022.01.11. 09:00 ~ 15:00
날씨 : 살짝 흐리고 추움 , 기온 : 1도 , 습도 : 56% , 바람 : 4m/s (북서) , 기압 : 1013 hPa
태클1 : SSOCHI N M3 BC662L / Daiwa Alphas Air TW 8.6R
태클2 : SureCatch Exroller EX-S762RL / Shimano ELF 1000
조과 : 6수
송어는 찬물에서 사는 냉수어종이라 남부지방에서는 사실 보기 힘든 어종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가까운 부산 기장과 양산에 유료낚시터가 있어 방문하였습니다.
오늘 방문할 곳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 이곡리에 위치한 "이곡낚시터" 입니다.
한우로 유명한 철마의 한우마을을 지나 이곡리로 접어 들어 산쪽으로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이 좁다고 들었지만, ..
좁아봐야 얼마나 좁겠어?
군데군데 도로가 침하가 일어난 곳도 있고,
조금 위험해 보이는 곳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네비가 시키는 대로 가고 있지만,
이 길이 맞나?... 나는 지금 등산을 하고 있는 건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살짝 들 때면 낚시터 간판이
그딴 생각은 집어치우고 계속 올라오기나 해!..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젠 포장도 되어 있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입니다.
고개를 돌아 내려오니 드디어 눈앞에 낚시터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공터에 주차를 하니 관리소로 보이는 가건물이 하나 있는데,
오른쪽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다른 방문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매점(관리소?) 내부에는 식당을 겸하고 있습니다.
별도로 메뉴판은 보이지 않았지만,
라면, 오리주물럭, 삼겹살구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깊은 산 속에 위치한 곳이라 이 곳을 찾는 낚시객들의 식사 해결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매점 우측으로는 개 두 마리가 늠름(?) 하게 사람을 반겨(?) 주는데요.
이 까만 녀석은 왠지 진돗개랑 다른 품종을 섞어 놓은 것 같고..
저 뒤에 다리가 짜리몽땅한 녀석은 그 웰시 코기던가... 걔였던 것 같아요.
아니면 미안합니다.
매점에서 개가 있는 곳을 지나 오면 화장실이 두 칸 있습니다.
정겨운 우리네 시골 화장실 모습입니다.
쪼그려 쏴!
자세가 필요하며, 물은 왼쪽에 달린 줄을 잡아 당기면 내려오는 바로 그 최신 방식입니다.
문은 내무 문고리에 감긴 노끈을 이용해 잠김 간격을 유동적으로 조절가능합니다.
저희 본가도 시골이라 외부에 화장실이 있는데요.
겨울철에 물통에 든 물이 얼어서 양변기가 깨지기 일쑤입니다.
8시 48분 산 위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기 시작합니다.
사장님께 비용을 지불하고 따뜻한 레쓰비 한 캔을 받았습니다.
손맛만 볼 경우에는 2.5만원
잡은 송어를 가져 갈 경우에는 5만원(3마리) 입니다.
별도 비용을 지불하면 송어회와 매운탕도 요리해 주십니다.
- 송어낚시 : 10월~ 이듬 해 3월 (주간만 가능)
- 붕어,잉어낚시 : 4월 ~ 송어개장 전 (주.야 가능)
위 기준은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낚시터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올해는 3월 한달 동안은 5만원에 무제한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하니,
만약 송어를 잡아서 드실 분들은 3월에 방문하는 게 이득이겠네요.
낚시터 상류에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이 곳은 산 속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골짜기라 해가 비추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부산 도심과 비교해 기온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첫 경험이라 적당한 태클이 없어,
예전에 사두고 사용치 않고 있는 볼락 루어대를 가지고 왔습니다.
채비는 연주찌를 이용한 마커 채비입니다.
처음에 멋 모르고 적당히 수심층 맞추고 기다렸더니,
찌가 톡!하더니 쑤우욱~ 들어가서 냅다 챔질하였습니다.
송어는 배스의 파이팅과 잉어의 지구력을 더한 손맛이라고 하길래 내심 기대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일까요?
생각보다 파이팅이 별로 없습니다.
살랑살랑 불던 바람이 10시가 되자 태풍처럼 몰아칩니다.
물결은 마치 파도처럼 일렁이고, 뒷통수는 시렵습니다.
바다인 줄.;;
낚시터에서 사용하는 사료인데요.
뭘로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생겼네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강풍에 정신이 없고..
뒷걸음치다 겨우 한 마리 잡은 격으로 오전 시간을 마무리 합니다.
점심은 오리주물럭
점심은 매점에서 오리주물럭을 주문하여 먹었습니다.
살짝 절여서 씻어낸 심심한 배추쌈에 오리주물럭과 땡초, 마늘까지 함께 넣고 먹으니 꿀맛입니다.
이모! 여기 밥 한공기 더요!
알고 보니 이집 오리주물럭 맛집이었습니다.
재방문 의사 200% 입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겠다..이제 2차전을 시작합니다.
12시가 넘어가니 햇살은 조금 따뜻해 졌지만,
바람은 여전히 칼바람입니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랄까요?
든든한 뱃속에 집중력도 살아났는지 바로 한 수를 추가합니다.
오늘 만난 송어 중에 제일 색이 고운 아이였습니다.
아가미에서부터 측선으로 마치 봄의 겹벚꽃처럼 부농부농한 색상이 엄청 아름답습니다.
채비는 스푼도 잠시 던져봤지만,
괜히 초보자가 이것저것 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마커찌 채비 만으로 수심층을 조절해 가면서 계속 했습니다.
바람도 좀 적게 불고 조과도 좋았다면 이것저것 해봤겠지만,
그럴 상황은 아니었어요.
2번째 잡은 송어가 아름다운 송양이라면, 이번에은 늠른한 송군 입니다.
보통 동물들은 화려한 색이 수컷이니 그 반대일 수도....;;;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송어는 냉수 어종이라 사람 손으로 만지면 화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뜰채로 뜨고 바늘도 제거가 쉬운 무미늘 바늘을 사용합니다.
고기를 잡기 위해 낚시를 하면서 그 대상 어종이 다칠까봐 조심하는 아이러니(?)라니..
그래도 잡아서 먹기 위한 게 아니라면 생명을 존중하는 미덕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감을 잡은 걸까요?
오전보다 쉽게쉽게 올라옵니다.
물에 비친 윤슬에 눈이 부십니다.
또 왔어!
힛트!
여섯 번째 송어는 낚싯대의 휨새를 찍느라
손맛을 오래 봤더니, 랜딩 중 바늘이 빠져 버렸습니다.
낚시터 가운데에서 혼자 플라이 낚시 하시던 조사님
오후 햇살에 비친 흩날리는 라인이 아름다워 사진을 담으려고 했는데,
실패
챔질후 랜딩하는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응?
바늘이 꼬리 지느러미에 걸렸습니다.
보통은 입이 아닌 곳에 바늘이 걸리면 힘을 엄청쓰면서 내달리는데,
얘는 왜 이리 비실비실 거릴까요?
갑자기 추워져서 그렇다고 하는데,
진정한 냉수어종이 아닌가 봅니다.ㅋ
얘들한테도 적당한 수온이 필요한가 봐요.
그리고 약 10분 뒤 여덟 번째 송어를 걸었는데
엄청 힘을 쓰더니....
라인이 팅!~
하고 터져 버렸습니다.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바람은 하루 종일 칼바람이 불고,
물은 파도가 일렁거려 눈도 피곤하고..
다시 채비해도 얼마 못 할 것 같아 그만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잘 세어 보니 뜰채에 담은 고기는 총 다섯마리네요.
몸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첫 송어 낚시 체험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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