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캠핑 🍂 밀양표충오토캠핑장에서의 2박 3일
10월의 첫날 밀양으로 떠납니다.
지난 번에 이어 밀양 표충사 인근에 위치한 오토캠핑장인 “밀양표충오토캠핑장” 이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2박 3일 동안 특별한 건 없지만 소소하게 잘 지내다가 왔답니다.
캠핑의 시작은 짐을 차에 싣는 것부터입니다.
(요즘은 예약하기 힘들어서 예약하는 것부터 일지도....)
트렁크에 이만큼 싣고 앞자리 조수석, 뒷자리 발 아래에까지 짐들로 가득합니다.
경량제품으로 바꾸면 공간을 적게 차지하겠지만,
가볍고 저렴하고 좋은 애들은 없으니 기변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예약한 사이트는 “민들레 8번” 입니다.
이곳 표충오토캠핑장은 사이트마다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가 있어 벚꽃 가득한 봄의 풍경이 기대가 되는 곳입니다.
물론 가을에도 좋습니다.
다만 사이트 크기가 좀 타이트한 편이라 차량은 사이트 바로 앞 통로에 주차를 하여야 하는데,
마주보는 사이트와 통로폭이 좁아 많이 불편한 편입니다.
사이트가 상대적으로 넓은 곳은 2박3일 이상부터 예약이 가능하고, 예약 경쟁도 더 치열한 편입니다.
저희가 예약하려고 했을 때도 처음에 빈 사이트가 없었는데, 다행히 취소 자리가 생겨 다녀올 수 있었답니다.
요즘 캠핑 인구가 너무 많아요.
캠핑시작한 지 제법 되다보니 살림살이들이 유행에 뒤쳐지고, 요즘 다들 좋아하는 감성 캠핑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캠핑을 남들만큼 열심히 자주 다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세월의 흔적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 살림살이를 보면 괜히 지름신만 자꾸 오려고 합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오토캠핑 사이트 외에 방문객을 위한 별도의 룸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캠핑을 시작하려는 분 또는 잠시 방문하신 분들은 위 사진의 건물 2층에서 숙박을 할 수 있습니다.
1층에는 공용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온수가 적게 나오거나 물온도가 왔다갔다하지만
그래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요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편한 것도 캠핑스럽지 않죠.
그럴려면 호텔을 가야...ㅎ
밀양표충오토캠핑장은 지금까지 다녀본 캠핑장 중 화장실 상태는 정말 탑급입니다.
청결상태 뿐만 아니라 휴지와 핸드타월이 떨어진 경우를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캠핑장 입구쪽에 위치한 방방이는 8세 기준으로 2개를 운영하는데요.
상대적으로 8세 이상의 아이들이 많은 편이고 무게도 더 나가다 보니 바닥이 가라앉아 제대로 즐기기는 좀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여름 아이들의 무더위를 날려주던 매점 앞 수영장은 쓸쓸히 낙엽만 뒹굴고 있었습니다.
▣ 화로대 이야기
캠핑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불멍인데요.
불멍을 위한 화로대는 종류와 가격이 다양합니다.
요즘에는 가격이 사악한 동그란 원통 모양의 우드 스토브도 많이 사용하시더라구요.
저는 초창기 때 접이식 화로대를 사용했는데요.
삼겹살부터 등갈비, 고등어까지 이것저것 구워 먹고, 숯도 커피나무, 비장탄 등 여러가지 사용해 봤는데
사용할 때는 좋긴 한데 다음 날 기름과 숯으로 얼룩진 화로대를 세척하는 일이 여간 곤욕스럽지 않았습니다.
캠핑장에 온수가 빵빵하게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기름때가 쉽게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보니 세척 후 토치로 한번 더 기름때를 녹여가며 물티슈로 닦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고민 끝에 화로대에서는 불멍만 하고, 가끔 기름기 없는 고구마 정도만 구워먹기로 가족들과 협의를 했습니다.
그리곤 이 메쉬 타입의 화로대로 바꾸었는데요.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타고 남은 재는 털어내고 세척장에서 물로만 대충 씻어줘도 이렇게 깔끔하고 손쉽게 정리가 됩니다.
돌돌 말아서 파우치에 넣으면 무게도 가볍고 공간도 거의 차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추가 악세사리를 장착하면 석쇠 불판도 위에 올릴 수 있고요.
다만, '캠핑의 맛은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지! ' 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제품은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신기한게 캠핑장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장작비용은 그대로 한 망에 만원입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ㅋ
첫 날 해가 어둠속으로 사라질 때쯤 저녁 식사 준비를 합니다.
구이바다에 삼겹살과 새우 적당히 구워 먹구요.
날벌레들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길래
바깥쪽에 더 밝은 랜턴을 배치해서 유인합니다.
이른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불멍을 시작합니다.
잔잔한 음악도 좋지만, 야외에서는 음악보다 자연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가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다가 휴대폰 카메라 3초 노출로 사진을 담아보니 살짝 아쉽긴 해도 별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장작이 거의 다 타고 숯만 남으면 이제 고구마를 구워 먹습니다.
밤고구마보다 촉촉한 호박고구마를 좋아하는데,
고구마 잘 고르는 팁이 있나요?
고구마인지 밤인지 모를 군고구마 먹다 목 막힐뻔.;;
▣ 둘째날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눈부시네요.
딸아이와 함께 캠핑장을 한 바퀴 둘러 봅니다.
캠핑장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는데, 수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상류쪽에는 물이 좀 맑더라구요.
앉아서 딸아이와 둘이서 물장난 좀 치다 돌아 왔습니다.
아침 먹고..
설거지 하고..
점심 먹고..
또 설거지 하고..
계곡에서 아침에 놀았던 게 즐거웠던지 또 가자고 보채는 딸아이를 데리고 캠핑장 밖을 나와 잠시 걸었습니다.
떨어진 밤도 몇 개 줍고요.
한낮의 햇살은 아직 뜨거워 오후 늦게 계곡에 가자고 얘길하고 달고나 세트를 꺼내 만들어 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둘이서 오후 4시가 되어 다시 계곡에 놀러 왔습니다.
왜 둘이서만 가냐구요?
다른 가족은 안 간다는데 별 수 있나요.ㅋ
신발로 뱃놀이도 하고, 돌탑도 쌓고, 돌을 놓아 물길도 바꿔 보고...
서산에 해가 넘어가길래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둘째날 저녁은 양념 닭갈비와 무뼈닭발입니다.
두 가지를 따로 구매했는데, 닭발은 끓은 물에 한 번 데쳐준 다음 닭갈비에 함께 넣고 볶았습니다.
양배추 1/4개, 양파 1개, 팽이버섯과 대파도 넣어주니 아주 그럴싸 합니다.
양념이 매울 것 같았는데, 야채와 닭발이 추가되어 적당히 매콤해서 아이들도 아주 잘 먹네요.
그냥 먹어도 좋고, 상추쌈으로 먹어도 아주 맛나요.
간단히 소주도 한잔 곁들여 보았습니다.
큰일났습니다. 아주 식욕이 폭발하네요.
어묵꼬지는 꼬챙이에 꽂아놓고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했는데,
확실히 어묵 자체의 맛이 별로입니다.
너무 저렴한 어묵을 사용한 것 같아요.
잘 퍼지지도 않고 .. 하여튼 탈락!
닭갈비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았습니다.
가위로 남은 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고 햇반 두 개를 넣고 볶아 주다가..
치즈를 위에 뿌리고 뚜껑을 덮어줘야 하는데, 뚜껑 꺼내기도 귀찮고 그냥 밥을 절반 접어서 치즈를 덮었습니다.
역시 마무리는 볶음밥! 크~
이렇게 둘째 날 밤도 깊어갑니다.
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합니다.
강수확률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비가 계속 어중간하게 왔다갔다 하네요.
이러면 나가린데...
캠핑 중간에 내리는 비는 분위기를 끌어 올려주지만,
철수할 때 내리는 비는 뒷일이 많아져 피곤합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우중 철수를 하기로 합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타프 아래 있는 이너텐트와 짐부터 정리하고 타프도 물기를 털어서 가져왔습니다.
햇살 좋을 때 나가서 바짝 말려야 곰팡이가 안 피는데..
좁은 베란다에 적당히 요리조리 펼쳐가며 일주일 동안 말리고 정리했답니다.
다음 캠핑은 11월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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