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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

한재미나리 먹으려다 인생최대의 바가지를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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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따스한 봄날.. 인생 최대의 바가지를 덮어쓰다..

전국이 구제역 여파로 떠들썩 했지만, 따스한 봄날 자연스레 바람쐬러 갈 만한 곳을 생각하다..

그렇게 유명하다는

청도

한재미나리

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왜 유명한지 뒤 늦게 안 사실인데, 1박2일의 이승기가 이 동네를 다녀갔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 1박2일의 영향이 정말 엄청난 것 같다. 


▲ 집앞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려가는 길
듣기로는 평일에도 차가 많이 막히며, 주말에는 마을로 진입하는 것 조차 힘들다는 얘길 들었지만,

설마..... 라는 생각에 일단 출발했다.

청도IC 를 지나 얼마쯤 달렸을까.. 차들이 속도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 마을 어귀에서부터 수많은 미나리 하우스가 즐비해 있다.

마을 진입하면서 길 가 곳곳에 미나리를

판매

하는 곳, 고기들고 와서

구워

먹는 곳,

가든

이 있었지만,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으며, 판매하는 곳에는 그 어느 곳에도

팔 미나리가 없다

고 하였다.
주변에 미나리가 많이 손질되어 있었지만, 이미 팔린 물건이라고 했다.

처음에 가려고 했던 고기집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이러다 그냥 차 돌려서 집에 가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즈음..
자리가 있다는 식당을 들어갔다.

자그마한

구멍가게

옆에 딸린 작은 식당이었는데, 식당이라고 이름 붙이기조차 민망한..
동네 어르신들 지나가면서 막걸리나 한 사발 들이키고 갈 만한 곳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자리 있는게 어디냐며..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삼겹살과 미나리를 시켰다.
고기와 미나리 외에 밑반찬도 없고, 주인 아주머니에게 음료수 달라고 하니.. 
저기 있다며 가져가서 먹으라고 할 정도로

친절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으나,
그러려니 하고 먹었다. 사실 정신 없어서 코로 들어갔는지 귀로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적당히 먹고 일어서서 계산하려고 가격을 물어보니 12만원이라는 거였다.
삼겹살 2접시에 8만원, 미나리 한단에 1.5만원, 밥값..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
삼겹살

한 접시에 4만원

이라니 .. 먹은걸 계산해 봤을 때 잘라놓은 고기 한 줄에 4천원 이상이라는 소리...
무슨 한우도 아니고... 아니 한우도 이 정도는 아니지..

가격 물어보지도 않고 먼저 시켜먹은 우리 잘못이 크지만, 경황이 없어서..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주고 나오는데,(

카드도 안된단

다..)
주인 아주머니 왈, ' 또오세요~. 다음에도 오면 잘 해드릴게요.. ' 이러신다..
순간 욕 나올 뻔....

혼자 열 받아봐야 뭐하겠냐 싶어 그냥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돌아 오는 차안에서 혼자 노래부르면서 왔던 것 같다.

혹시 청도가서 미나리 드실 계획이신 분들은 그 집은 꼭 피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가게를 나와서 길가에서 감말랭이를 하나 사면서 바가지 써서 청도 이제 못오겠다고 얘길 했더니,
어디 가셨냐고 물어보신다.  슈퍼 옆에 있는 곳이라고 말씀드리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면서 그 집은 좀 그렇단다...

동네에서도 유명하신 분인 듯 하다..

아무리 한 철 장사라고는 하나, 단지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시고..
자기 가게 이미지 하나가 마을 전체의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시는 듯 하다.
그런 식으로 소문 나기 시작하면.. 좋은 거 하나 없을텐데.. 참 안타깝다.

 ▲ 집에 돌아와서 조카랑 맛있게 밥 먹었음.

사실 한재미나리는 전국에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속이 꽉차 있어 아삭아삭하면서 씹히는 맛이 다른 지역의 미나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항상 물에 잠겨 있는 보통의 미나리밭과는 달리
청도의 한재 미나리는 필요할 때만 물을 주고, 평소에는 물을 완전히 빼버려 거머리도 없다고 한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미나리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엄청난 바가지의 여파에 사진 찍을 엄두도 못 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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